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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소문
작성자 서인숙 작성일 2005-09-16
조회 575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하는 큰 아이의 인사는 오늘 또 나를 버티게 하는 힘이 되어 주고, 내가 버터야 할 이유가 되어 줍니다.
저는 북구청 앞 사거리에 있는 비닐하우스에서 꿈을 키워 나가고 있는 주부입니다, 아니 주부였습니다. 그 꿈은 태풍 후 무너진 하우스처럼 무너져버렸습니다.
태풍이 지나간 후 그 자리에 제대로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 날 아침, 하우스가 다 부서진 것을 보고도 태연했었는데, 하우스 단지로 들어오는 차에 어머님이 타고 계신 걸 본 순간 왜 눈물이 터지려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순간 내가 울면 안된다는 내마음의 소리에 입술을 깨물고 울음을 참았습니다.
뒤죽박죽이 된 하우스의 식물을 정리하느라 이틀은 정말 정신이 없었습니다.이틀 뒤 북구청엘 가도 누구 한 사람 도와주는 이가 없더군요.
모두 “우리는 관련 부서가 아니다”라는 말뿐이었읍니다. 그나마 북구청에서 다리 우회
도로 현장소장을 불러서 소장이랑 대화를 하니 소장이 곧 나와 피해 조사를 하겠다고 하여 모두들 그 말을 믿고 피해현장으로 돌아왔습니다.
다음날 저희는 공사 현장으로 가 보았습니다.
현장에서 본 다리의 철구조물에 걸린 찌꺼기와 파내어 약해진 둑이 하우스 쪽으로 터진 걸 보며 제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이 둑이 터져서 내가 자식처럼 물 주던 식물들과 우리 가족의 생활터전 모두가 물에 잠기고 부서졌구나 하는 마음에 눈물이 나려고 했습니다.
괘찮냐는 큰오빠의 전화에 뒷문이 앞문에 붙었다며 농담 삼아 말했어도, 물이 돼 그렇게 댐처럼 순식간에 찼을까 그것을 보기 전에는 몰랐습니다.
이 일을 껶으면서 저는 작은 것을 아니 큰 것을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이 땅의 정말 힘없는 백성이구나 하는 사실을 말입니다.
여기가면 여기서는 우리는 관련 부서가 아니다, 저리가라 저리가면 우리는 허가를 내지 않았다 다른데 가라, 우리도 마음이 아프지만 우리가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다, 이렇게 모두들 입을 모았습니다.
엄마 내 책이 왜 젖었어? 하는 5살난 작은 아이의 물음에 뭐라고 해야 할지.....
쓰레기 더미와 악취 속에 방치된 아이가 물에 잠겼던 제 장난감을 만지려 할 때, “더러워 만지지마”해야 하는 제 마음을 누구에게 하소연해야 할까요?
저는 하루빨리 태풍전 일상생활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학교 다녀왔습니다”하는 아이의 인사와 아빠.엄마 눈치보며 게임을 하는 큰 아이와 형 뒤에 붙어서 게임을 보고 있는 작은아이, 또 야단을 맞으면 얼른 컴퓨터를 꺼고 학습지를 꺼내는 큰 아이의 모습들....
다시 이 일상 생활로 돌아가면 그땐 미처 몰랐던 평범속의 소중함을 제 있는 힘껏 껴 안을겁니다.
다행히 온전하게 건진 큰 아이의 자전거에 아이를 태우고 힘껏 밀어 주고, 젖고 못쓰게 된 작은 아이의 책을 다시 구해서 아이가 잠들 때까지 그 책들을 읽어 줄 거예요. 아이들과 땅에 줄을 긋고 구슬치기도 하고, 엄마하고 공을 주면 안 받아주던 축구공을 이제는 아이쪽으로 다시 차 줄 거예요.
내가 아이들과 해야 할 일이 이렇게 많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다니.....


저는
지금 아이들과 약속했던 기차 여행이 그리 멀지않은 날 이루어지길 간절하게 기도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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