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최면과 다수의 독재에 대하여]

어떤 심리학자가 10명에게 10cm가량 길이의 막대기를 보여주고, 뒤이어 5cm, 10cm, 15cm 길이의 막대기를 보여주며 “앞에서 보여준 길이와 같은 길이를 찾아보라”는 문제를 냈습니다.

아무 선입견 없는 상태에서 답을 찾으라고 하면 누구나 두 번째 제시한 막대기임을 쉽게 찾을 수 있는 명백한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1번부터 9번까지의 사람들은 첫 번째 제시한 5cm의 막대기를 선택하기로 실험자와 약속을 하고 모두 5cm를 선택했습니다.

그러면 나머지 한 사람은 앞선 9명의 의견에 개의치 않고 10cm를 선택할 수 있을까요. 실험결과는 놀랄 만큼 많은 사람들이 아홉 명의 의견을 따라 5cm를 선택했다고 합니다. 터무니없는 주장도 여러 사람이 의도적으로 퍼뜨리다 보면 집단최면에 걸릴 수 있으며 이런 경우를 일러 ‘다수의 독재’라고 한다는군요.

이러한 현상은 오늘 한번 스쳐 가면 언제 만날지 모르는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보다 매일 매일 얼굴을 맞대거나 공동의 관심이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더욱 심하게 나타난다고 합니다.

음식물 자원화시설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여러분들도 현상을 현상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의도된 선동에 의해 오답이 정답인 것처럼 되어버리고, 정답을 말하는 사람은 왕따를 시켜야 하는 집단최면과 ‘다수의 독재’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지 차분히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