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동구 현대예술관에서 \''이정식 나윤선의 재즈\'' 공연을 보았습니다.
깊어가는 가을 밤의 공연으로 더할 나위 없는 감동을 받은 수준 높은 공연이었습니다.

공연 관람을 마치고 남목 고개를 넘어 북구로 오는데 갑자기 북구 문화예술회관 생각이 나서 몇 자 적어 보게되었습니다.
구청장님께서 한번 더 생각해 주신다면 참 고맙겠습니다.

우선 공연예절과 관련한 것입니다.

어제 현대예술관 1,2층을 꽉 메울 정도로 많은 청중이 모였지만 휴대폰 벨소리가 울리지 않았고, 사진 플래쉬 터진 것도 단 두 번, 어린 학생들도 조용히 있어서 모두 공연 관람에 몰두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플래쉬가 터지자 곧바로 안내요원들이 와서 사진촬영을 못하게 하고 휴대폰도 벨이 울리지 않도록 지도를 하는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이에 반해 북구 문화예술회관의 개관기념 공연 당시의 관람 수준은 최악이라 할 만 했습니다. 아이들은 뛰어다니고 그 부모들은 그래도 전혀 야단치거나 주의도 주지 않고, 공연 중에도 자리를 옮기고, 자기 자리 아닌 곳에 턱 하니 버티고 앉아 비켜주지도 않는 등, 시장통을 방불케 하였습니다.

그때 구청장님도 공연예절에 관해 말씀을 하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관람예절의 차이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그건 북구가 상대적으로, 또 절대적으로 수준높은 공연을 쉽게 접할 수 없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잘 아시다시피 북구는 문화불모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고, 따라서 북구 주민들이 공연예절을 생각하며 또 지키면서 관람을 할 공연 공간도 없었기 때문이라 봅니다.

이제 북구에도 문화예술회관이 들어서서 꽤 괜찮은 공연을 접할 수 있겠구나, 그러다보면 공연예절이나 관람 수준도 높아지겠구나 하는 기대를 많이 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 북구 문화예술회관의 공연 운영을 보면 이런 기대와는 많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라 봅니다.
수준 높은 공연 유치를 통해 북구 주민의 문화생활 향상을 꾀한다는 원래 목적은 어디로 사라지고 없는 것 같습니다.

대관을 해 주는 것은 좋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각종 학원이나 어린이집의 학예발표회 같은 것을 하기 위한 공간이라면 비싼 돈들여 무대장치, 음향, 조명과 거기에 필요한 인력을 갖출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그런 발표회는 교회나 뷔페 식당이나 여타 다른 곳을 많이 이용해 온 것이 사실이고 또 지금도 그렇습니다.

북구 문예회관의 공연계획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잘 모르겠습니다만은 사설학원의 발표회장이나 그와 비슷한 무대로 문예회관 공연장이 주로 쓰인다면
아닌 말로 \''개 발에 편자요 돼지 목에 진주\'' 꼴이 되는 것 밖에 무엇이겠습니까.

발표회도 필요하고 지역 구민을 위한 것이라는 건 옳습니다. 그건 그대로 다른 공간을 사용하면 충분하지 않겠습니까. 1층에 대회의실이라는 좋은 공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문예회관의 공연 기능을 제 목적에 맞게 운영하여 문화에 목마른, 아니 문화를 제대로 접할 수 없었던 주민들에게 단비를 뿌려달라는 말입니다.

아마 계속 이런 방식으로 운영이 지속된다면 구청장님이 갖고 계신 훌륭한 참뜻을 왜곡하여 선거나 표 등에 연연한다는 비방이나 비난도 나올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봅니다.

우리 북구에서 참 괜찮은 공연을 볼 수 있고 그로 인해 주민들이 만족감과 행복함을 느낄 수 있다면 \''희망찬 북구\''도 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북구 문화예술회관에서 더욱 진한 문화의 향기를 맡을 것을 기대하면서 구청장님의 건승을 기원합니다.